부동산개발과 PF

요하(遼河)유전 이야기

스티브황 2008. 7. 6. 13:05

  아파트단지 옆에도 도심 복판에서도 펌프질을 하고 있다. 처음 와보는 중국의 중급도시에서 신기한 광경을 보고 있다. 길거리는 깨끗하고 아파트 단지에는 자가용이 즐비하다. 길거리 시민들도 깔끔하고 복장도 세련되어 있다.

 

이 도시가 이렇게 보여질 수 있었던 원인이 펌프질하고 있는 기계 덕분이다. 발해만에 인접한 판진(盤錦)시의 모습이다. 중국 요녕성(遼寧省) 산하 인구 120 ~ 130만의 중급도시이다.  약 20년전 석유개발과 동시에 생긴 신도시이며 계획도시이다.

  

유전에 종사하는 직원과 가족이 약 24 ~ 30만명이라고 하니 간접적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합치면 거의 유전으로 인해 먹고사는 도시이라고 보면 된다. 당연히 유전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급여수준이 가장 높다고 한다. 처장급이면 연 3천만원의 연봉수준이라고 한다.

 

소득수준은 중국의 다른 도시에 비해 높지만 소비문화 레저문화는 다른 어느도시와 다를바가 없어서 고급쇼핑을 하기 위하여 고속도로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심양까지 간다고 한다.

 

심양의 고급백화점 주차장에 주차한 차량의 번호판 대부분이 "遼L"을 앞에 붙인 판진시의 차량이란다.소득수준에 비해 도시의 소비.레저 등 가족이 함께 즐길수 있는 문화시설이 없다. 

 

아래사진은 아파트단지 옆에 있는 채굴기기 모습이다. 펌프질을 해서 기름을 올리고 기름이 퍼내진 빈공간에는 가스 또는 물을 채우는 방식이다. 채굴된 기름은 파이프를 통해서 저장장소로 이동된다. 기기주변에서 전혀 기름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다.

 

러시아와 합작으로 작년에 설립된 채굴기기 생산공장에서는 최고 12,000미터까지 채굴할 수 있는 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요하유전지대는 지하 약 3,000미터 이상을 파고 들어가서 채굴한다. 멀리 시외에는 시추기에서 올라오는 기름에 불을 붙여서 그런지 파이프 꼭대기엔 불꽃이 깃발처럼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판진시 흥륭타이취(興隆台區)는 온 도시가 유전과 관련된 연구소, 설계원, 장비회사, 채굴회사들이 들어서 있고 유전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아파트 단지가 있다.

 

발해만에 위치하고 있으며 원유생산은 매년 조금씩 감소하고 있지만 원유가격 인상으로 수익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란다. 앞으로 약 20 ~ 30년까지 채굴이 가능하다고 한다. 요하유전은 중국에서 대경(大慶)유전, 승리(勝利)유전에 이은 3번째로 큰 유전지대이다.

 

발해만으로 흐르는 요하(遼河)라는 큰강이 있어서 요하유전이라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모회사는 "중국석유"이고 중국과 홍콩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이다.

 

아래사진은 왼쪽으로부터 유시걸(劉時杰) 흥융태구 구청장, 한국의 김영제 회장, NH투자증권의 황상석 부장(글쓴이)이다.

 

유 구청장은 6월 30일 오전 미팅에는 참석하지 못하였다. 판진시 차원의 회의에 참석하느라 불참하였는데 오후에는 현장을 답사하는 우리일행에 급히 합류하여 직접 다시 한번 사업지를 답사하면서 설명하였고 위 사진은 답사중 들른 유전공원에서 같이 찍은 사진이다.

 

인구 약 30만의 구청장이 직접 안내하면서 외자유치에 성의를 보이는 것을 보고 속으로 감동을 느꼈다. 우리나라에선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요즈음은 지방 단체장들이 정신을 차리고 나름대로 기업마인드로 하고 있다고 하던데...아직은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다.

 

구청장의 말씀에 의하면 솔직히 외자가 필요할 만큼 판진시가 가난하지 않단다. 다만 요녕성 차원의 외자유치에 동참하고 한국이나 일본의 우수하고 세련된 고급 가족놀이 또는 쇼핑문화를 도입하고픈 생각에서 외자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서울의 롯데월드와 같은 테마파크를 만들어 준다면 판진시의 가장 좋은땅을 투자자가 선택(현재는 2개 사업지를 추천하고 있음)할 수 있고 인허가까지 책임지고 내주겠다고...물론  서울시 인구와 판진시 인구 등 측면에서 롯데월드와 같은 규모의 시설은 할 수 없을 것이다. 

 

규모가 적더라도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해서 시민들이 즐길수 있도록 해 달란다. 주변 1시간 거리에 있는 2개 도시(각기 인구 약 100만)의 주민들도 쇼핑과 여가를 즐길수 있도록...

 

꼭 투자유치를 성사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첫째는 판진시 공무원(부시장, 구청장, 부구청장, 국장등)들의 친절하고 적극적인 자세에 감동하였고 둘째는 한국의 투자자를 유치하여도 장래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는 확신이다.  

 

아래사진 뒤로 아파트단지가 보인다. 어떤유전은 시내도로 사이에 있는 가로공원에도 있었다. 아마도 유전이 먼저 발견되고 도시계획에 따라 도로를 만들면서 유전을 가로공원으로 만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