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기복례
약어 : 극복 (克復)
(극기복례 [克己復禮]) 유교 브리태니커
이 말은 〈논어〉에서 공자의 수제자인 안연(顔淵)이 인에 대해 물었을 때, 공자가 대답한 말이지만, 〈춘추좌씨전〉 소공(昭公) 12년조를 보면 공자가 이 말을 고어(古語)로 인용한 점으로 미루어 보아 공자 이전부터 전해져온 말인 듯하다.
이에 대해 주희(朱熹)는 "극기는 일신의 사욕을 극복하는 것이요, 복례는 천리(天理)의 절문(節文)으로 돌아가는 것이다"고 하여, 이를 일견하면 인간 존재의 부정적 경향을 극복하고 외적인 규범에 따르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인간의 존재를 곧 천리로 보는 성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말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회복한다는 의미이다.
즉 극기복례는 성리학에서 인간의 올바른 주체를 확립하는 방법으로 제시된 '인욕을 막고 천리를 보존한다'(遏人欲存天理)는 구조를 표현하고 있으며, 이 양자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닌 극기가 곧 복례이며 알인욕이 곧 존천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己)와 예(禮), 인욕(人欲)과 천리(天理)의 대비에서 보이듯이, 이 말은 인간 존재가 갖는 본질적인 갈등 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공자의 이 말을 받아 안연이 그 구체적 실천방법을 물었을 때, 공자가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행동하지도 말라"고 했듯이, 현실의 인간은 예가 아닌 것을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며 동시에 그것을 거부하는 힘으로 이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맹자의 성선설과 그것을 계승한 성리학의 인간관은 이전의 갈등적 구조를 인간의 현실적인 존재양상으로 이해할지언정 그것을 인간 존재의 본질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인욕도 반드시 부정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이(李珥)는 이 극기복례를 기질(氣質)을 바로잡는 방법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성학집요〉), 기질은 인간의 본연지성(本然之性)에 영향을 주지만 결코 인간 존재의 본질인 본연지성 자체는 아닌 것이다. 다만 공자에게 있어서 극기복례의 기(己)와 '인을 실천하는 것은 나에게서 말미암는다'(爲仁由己)라는 말에서 기(己)는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즉 극기의 기는 인간 내면에서 공(公)과 대립된 사(私)의 뜻이라면, 후자의 기는 타자(他者)와 상대적인 인간주체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자는 인간 존재의 본질적 측면과 현실 존재의 갈등적 구조를 함께 인식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으며, 극기의 뜻은 현실의 갈등적 인간 존재구조를 표명한 것이다. 대체로 이런 관점에서 주희의 해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정약용은 기와 예를 인심(人心)과 도심(道心), 소체(小體)와 대체(大體)로 보고, 이기극기(以己克己)하는 갈등적 구조를 인간의 존재구조로 보았다.
- 극기 : 자기를 이긴다, 극복한다.
- 자신의 무엇을 이기고 극복하는 것일까
- 자신에는 육신이 있고 정신이 있는데
- 복례 : 예로 돌아간다. 천리로 돌아간다.
- 예는 형식예절이 아닌가?
- 왜 예를 천리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