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과 PF

[스크랩] 시행사 도주후

스티브황 2011. 5. 24. 15:32
시행사 도주후 "밑져도 좋다" 사업 재개 성공
http://newslink.media.daum.net/news/20110523174624905

출처 :  [미디어다음] 경제 
글쓴이 : 매일경제 원글보기
메모 :  한 건설 현장. 형산강이 내려다보이는 도로 오른편으로 타워크레인 2기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2010년 초만 해도 회색 울타리로 둘러싸인 공터였지만, 현장은 이제 아파트 단지 모습을 제법 드러내고 있다. 인부들과 중장비가 연방 드나들면서 무척 분주해 보인다.

현장 관계자는 자신 있는 표정으로 "내년 9월이면 32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최초에 아파트 건설을 기획한 2006년 말 현대스위스ㆍHK 등 3개 저축은행에서 총 355억원을 대출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2008년 3월 인허가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곧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이 얼어붙자 시행사 대표는 사업을 포기하고 캐나다로 도주해 버렸다. 저축은행들로서는 대출을 떼일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저축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시행사를 선정해 사업을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다.

공사비는 한국토지신탁에 땅을 담보로 대출받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계획이 대폭 변경됐다. 당초 중대형 아파트를 짓기로 했지만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로 방향을 틀었다. 분양가도 계획했던 3.3㎡당 650만원에서 550만~590만원으로 내렸다. 저축은행들은 이 같은 상황을 분양대행사를 섭외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자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았던 분양 시장이 조금씩 움직였다. 현재 분양률은 76.16%에 이른다.

현장 관계자는 "30평형 100가구와 34평형 368가구는 분양이 끝났고 47평형 115가구는 분양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평형에 속하는 47평형까지 분양 성공을 장담할 수 없지만, 2012년 9월 준공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이때까지 충분히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시행사의 장담이다.

포항 현장이 성공하더라도 3개 저축은행이 돈을 벌지 못한다. 오히려 손실을 본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분양가를 할인한 데다 진행 경비 일부를 저축은행들이 부담해 분양에 성공하더라도 대출 원금의 90% 정도만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출 전체를 떼이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남는 장사'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자는 물론 원금도 일부 손실을 봐야 하지만 포기할 뻔한 대출 원금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며 "이미 쌓아놓은 관련 대손충당금이 이익으로 환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장부상으로는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시 운정지구 아파트 건설 현장도 비슷하다. 현장은 본격 공사를 앞두고 땅고르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곳 역시 사업 진행이 불투명했지만 초기 중대형 평형 중심의 사업계획을 100% 국민주택 규모로 전환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 땅 구입 용도로 275억원을 대출해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 5월 13일 전액 상환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5월 29일까지를 만기로 2010년 6월 29일 대출해줬는데 사업 진행이 순조로우면서 만기보다 이른 지난 5월 13일 전액 상환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은 공동주택개발지구 내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총 5000억원의 사업비를 통해 1956가구 규모로 진행 중이다. 분양가는 3.3㎡당 1080만원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중대형 위주 계획을 중소형으로 전환하면서 기대수익률은 15%에서 10% 내외로 줄었지만 미분양 우려를 대거 해소했다"고 전했다.

현장 관계자는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해 국민주택 평형 위주로 계획을 전환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시행사 입장에서는 큰 결단이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구·포항·파주 = 박유연 기자 / 석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