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필리핀 아떼(1)

스티브황 2010. 5. 16. 10:34

필리핀에서 아떼는 단순히 단어상의 의미는 언니라는 뜻인데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전통이 들어있고 문화가 들어있고 집안의 내력이 들어있다. 집안의 맏언니로서 집안의 동생들을 키우고 가르치고 부모를 도와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의 큰형님 역할인데 우리는 지금 큰형님의 역할이 많이 퇴색이 되었다. 과거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던 시절에는 부모님이 큰형님 말을 잘듣고 따르라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평균수명이 짧던 시절이라 동생들이 장성할 때 까지는 큰형님이 부모역할을 잘 하기 위해서 미리 교육을 시킨다.

 

필리핀에서는 부모들이 일찍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오빠가 아닌 언니가 집안을 책임진다. 한편 많은 자식들을 놓아두고 이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도 아떼(언니)의 역할이 크다. 그래서 아떼라면 한 가정과 동생, 부모를 모시는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존중과 존경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필리핀은 모계중심 사회인 것 같다. 생활력도 여자들이 강하고, 이혼후에는 대개 여자들이 자식들을 키우는데 선진국처럼 남자들의 재산이나 소득에서 일정부분 배분을 받지도 못한다. 아니 배분을 받을 재산이나 소득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자들이 도와주면 좋겠지만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도 잘 모른다. 결혼전에 아이를 낳고 헤어져도 대개는 여자가 키운다. 싫어서 헤어지면 여자가 대개 아이를 키우는 것 같다. 별로 원망하는 기색도 없는 것 같다. 왜 없을까 마는 원망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카톨릭의 영향으로 정식결혼 전 임신이나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되더라도 낙태를 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전통적으로 오래동안 모계중심 사회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아이들은 엄마가, 여자가 키운다는 전통적인 생각에서...

 

그래서 여자들은 온갖 허드렛일로 자식들을 데리고 생겨를 꾸린다. 그저 자식을 키운다는게 육체적으로 성인이 되기까지 키워주는 것이다. 아이의 미래를 위한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저 퍼블릭 교육정도인 것 같다.

 

어느누가 자식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는 어머니는 없지만 경제력이 따르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남편이 있거나 없거나 많은 자식들을 키우면서 식모일을 하는 어머니들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아떼라고 부른다.

 

공손하고 성실하고 예의바르고 열심히들 사는데 사는 형편이 나아지는 것 같지가 않다. 그저 자식이 커서 자신들을 봉양할 때까지 죽으라 일만 하는 것 같다. 스스로의 미래를 위한다는 생각보다 오직 자식들을 키우는데 온 힘을 쏟는 과거 우리 어머니들과 다를바가 전혀 없다. 

 

아떼들의 집안 형편을 듣고 나면 뭐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다. 우리 어릴적 어머니와 언니들을 보는 것 같아서...우리의 언니들도 산업화 과정에서 동생들 교육과 집안을 도우기 위하여 어린나이에 교육도 받지 못하고 도시에 나갔다.

 

60.70년대에는 도시 가정의 식모로, 가발공장으로 80년대에는 봉제공장, 전자제품 공장으로 나갔었다. 심지어는 술집에서 다방에서 일하면서 번돈을 시골로 보내서 동생들의 학비와 부모님의 병환비로 들어갔다. 그러다 세월이 차고 눈이 맞는 남자가 있으면 결혼식도 올릴 형편이 되지 못해서 그저 같이 살기만 했다.

 

그래서 나이들어서 자식이 장성하고 나서 결혼하는 부부가 많았다. 시대가 낳은 현상이다. 요즘의 엄마들이다. 대개 40대 후반, 50.60대 엄마들이 과거 우리의 언니들인 셈이다. 이 엄마들은 못배우고 가진게 없는 한에서 벗어나고자 정말 열심히 살았고 자식들에게 교육을 시켰다. 그 자식들이 지금의 20대 30대 들이다. 다들 잘생기고 많은 교육을 받았다.

 

필리핀의 아떼들을 보면서 우리의 멀지않은 과거 어머니, 언니가 오버랩된다. 그래서 더욱 애틋하다. 지금 우리의 엄마들처럼 자식 자랑하면서 여유롭게 살 수 있는 미래가 왔으면 하는 바램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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