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아떼(3)

스티브황 2010. 8. 21. 23:04

  지금 아떼는 네번째이다. 세번째 아떼는 싹싹하고 친절하고 영어도 잘 하는 편이었는데...지금 아떼는 아내가 면접을 보았다. 첫번째는 너무 체격이 좋아서 아내가 감당이 안된다고 하고, 또 다음날 출근하지 않아서 저절로 탈락이 되었고, 두번째 면접에서 만났다.

 

옆집 아떼가 소개해 주었다. 40대 중반으로 키가 작다. 그러나 가사일은 야무지게 잘 한다는게 아내와 나의 공통된 의견이다. 근디 영어가 짧아서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것도 공통된 의견이다.

 

남편은 하루 일당이 200페소(우리돈 27원으로 계산하면 5,400원)란다. 그래서 돈이 없단다. 며칠전 아내에게 100페소만 달라고 한다. 차비가 없다고...좀 생각을 하다가 주었단다. 오늘은 토요일이고 내 눈치만 보는 것 같고 애처로워서 100페소를 주었다. 그랬더니 걱정스런 표정에서 엄청 밝아지는 것을 느낀다.

 

아내가 너무 헤프게 주지 말란다. 그러면 계속 기대게 된단다. 이곳 한국맘들의 공통된 이야기라면서...여기 근로자들의 평균 일당은 300페소이다. 우리돈으로 약 8,100원 정도이다. 사람은 많고 일자리는 적어서 무슨 일자리던 늘 일자리 구하는게 일이란다.

 

이번에 그만둔 아떼는 늦께사 만난 새남편과 사이에 임신을 하여 의사의 권유로 그만두게 되었단다. 아쉽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싹싹하고 친절하고...다음에 우리가 짓고 있는 콘도텔 등 건물이 준공되면 일자리를 부탁한다고 한다. 알겠다고 하고 애기 출산하면 연락하라고 그러면 애기보러 한번 놀러 가겠다고 하였다.

 

우리처럼 좋은 일자리를 원하는게 아니다. 운전기사도 좋고, 식모도 좋고, 정원 가꾸는 일도 좋고 허드렛일도 좋고, 일자리면 그냥 좋아한다. 그만큼 일자리가 부족하다. 우리는 공장의 노동자로 일할 사람도 부족한데 여기는 큰회사의 근로자로 일하는 걸 자랑스러워 하고 또한 들어가기도 어렵다. 한진중공업에 일반 근로자로 근무했다는 것만 가지고도 경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 필리핀은 만 18세가 되면 성인이 된다. 우리보다 일년이 빠른 것 같다. 체격은 우리보다 한참 적은데, 우리가 보기엔 어린 학생같은데도 나이들은 있다. 학제도 우리보다 일년이 적다. 피임과 낙태를 금지하는 카톨릭의 영향으로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고 애기를 낳는 경우도 많은 모양이다. 그러다 남자와 같이 살지 않거나 남자들이 떠나 버리면 육아는 여자의 몫이 되고...그렇다고 양육비를 청구하거나 재산을 분할하는 그런 일도 없는 모양이다. 양육비를 줄 정도의 형편이 안되고 나눌 재산도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카톨릭의 영향이라고 하는데 낙태를 못하게 하고. 피임도 잘 하지 않고 이혼도 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이혼 통계가 우리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가부장적인 사회라기 보다 모계중심의 사회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육아와 가사, 돈벌이를 여자들이 많이 하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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