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월정사, 상원사, 적멸보궁을 순례하고...

스티브황 2012. 1. 9. 11:38

2012년 1월 1일 아침 월정사로 향해 출발하였다.

어젯밤, 어머니를 모시고

서울의 형제들이 모여서 저녁을 먹고

그리고 어머니를 어떻게 모실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어머니를 신정동 집에 모셔다 드리고

밤 늦은 시간에 돌아왔다

그러니까 그시간이 2011년 12월 31일, 밤 11시경

 

다음날 아침인 정월 초하룻날 일어나니 이미 8시가 넘었고

부랴부랴 샤워하고 집을 나서니 이미 아침 9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강원도 진부면에 있는 월정사로 향하였다.

 

12월 30일 수빅에서 서울로 가기전에

아내에게 이번에 한국가면 월정사로 가자고...

3년만에 가는 곳인데 첫순례(방)길에서 느낌이 참 좋았다고...

 

성보박물관이 있어서

세조의 병을 치료하였다는 문수보살이 있어서

정월 초하룻날은 추운날씨와 해돋이에 쏠려서 손님이 뜸해서

상원사로 올라가는 깊은 계곡길이 있어서

적멸보궁으로 가는 가파른 길이 있어서

중간에 사자암이 있어서

 

월정사에서 108배

상원사에서 108배

적멸보궁에서 maybe more than 150배

 

아무 생각없이 백팔배 절을 하자고 하고서는

맘속  깊은 속에서 올라오는 뭔가의 바램을

현실적인 것을

3년째인 수빅사업이 성공하기를

올해가 정년인데 뭔가 일을 더 할 수 있게 되기를

그리고 회사에서 좋은일이 많이 생기기를

애써 억누르면서...그저 어머니와 가족들의

건강을 빌었다.

 

적멸보궁에 도착하니 이미 법회중이라

그럼에도 백팔배중 50여회를 시도하다

스님과 젊은 신도들의 "00심명래(?)"합창에 맞추어

절을 하다가 힘이 빠져서 법회 도중에

아내와 눈을 맞추고는 살짝 빠져나와서

 

몸속에는 땀이요

바깥은 눈보라가

보살이 내어주는 따뜻한 차 한잔과 가래떡에

몸도 마음도 녹이고

에너지도 보충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그리고 하산길에 사자암에 들렀더니

이미 점심 공양시간은 지나버렸다는 간판이

유리문 앞을 가로 막았지만 밀치고 들어가서

용감한 아내가 부엌에서 밥을 담고

김치를 담고, 동김치를 담아 내 왔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절집 식당에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용감한 아내 덕분에...

이런데서는 "아줌마들이 용감하다"면서.

나 혼자였거나 남자들만 있었다면

식당앞 공양시간 간판만 보고 힘없이

돌아섰을 텐데...

 

내려오는 길은 훨씬 수월했다.

발에 아이젠을 차고서

사자암에서 한컬레에 만원씩 두개를 사서

그리고 용감하게 가뿐하게 걸어 내려왔다.

 

돌아오는 길에 눈이 날려서 고속도로가

강원도 원주를 벗어날때까지

엉금엉금 걸어왔다

 

동네에 다다르니 저녁 9시경이라

종무를 불러내서

새해 첫날의 저녁을 가족이 모처럼 모여서

가족이래야 3명이지만...

저녁을 먹고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