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어쨋던 심복하고 말조심하고...

스티브황 2012. 9. 24. 10:49

1980년대 이전까지 시골 고향 떠나 도회지로 가는 자식, 조카들에게

당부하는 시골 노인네들의 당부 말씀이...

"가거던 우쨌던 심복하고 말조심하고...그래 해라"

 

나의 숙부님도 그렇게 당부를 하셨다.

1973년 초 겨울에 처음 가보는 도회지 대전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하여

작별인사를 드렸더니 하시던 말씀이 지금도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있다.

 

"심복하고..." 心伏하고 인지 深伏하고 인지는 궁금하지만

우쨌던 웃사람 말을 잘 따르라는 뜻일 것임에는 틀림이 없으리라

따르지 않으면 일자리도 없고 먹고 살기도 갑갑할 것이고 승진도 없고

더더욱 왕조시대엔 드물게 심복하지 않았다가 역적으로 몰려 죽음이 기다리기도 하였으므로...

 

"말조심하고..." 舌禍를 조심하라는 뜻일 것이다.

모든게 말로서 탄로가 나고 재앙을 입었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서 알으셨을 것이다.

士禍가 대개는 舌禍나 筆禍에서 비롯된 것임을...

역사에서 설화나 필화가 비롯(원인)이라기 보다 오히려 꼬투리(꺼리)가 잡혀서

그리고 빌미(핑개)가 되어서 귀양가고 모진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그러하니 그러한 어른들의 당부 말씀이 당연하였으리라

지금 민주시대의 멘토와는 전혀 다른

왕조시대의 곰삭은 김치같은 멘토이리라

새기면 새길수록 두루두루 맞는 말씀이라는 것을...살아 갈수록 더욱 느끼게 된다.

 

요즘은 주로 뭐라고 할까???

"힘들지만 잘 참고 견디고 건강하게 갔다와라"

"성실하고 노력해라" 등등등 이겠지...